아침부터 눈이 쌓일 것 같더니, 창밖은 잔잔했다. 그런데 내 마음은 전혀 잔잔하지 않았다. 집의 2월은 늘 그랬다. 누군가는 실적표를 들여다보고, 누군가는 인사평가를 계산하며, 나는 “연말정산”이라는 두 글자 앞에서 숨을 고르는 사람이 된다.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. 늦은 밤 식탁 위에서 나는 휴대폰을 꺼내 홈택스를 열었다. 화면은 친절한 듯했지만, 한 줄의 숫자가 틀어지면 그 친절은 금세 냉정한 심판으로 변한다. 메인 키워드는 연말정산 간소화. 오늘의 세 갈래 길은 기부금 영수증, 교육비, 오류 해결.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서류의 숲에서, 나는 나의 길을 스스로 찾아야 했다. 처음에는 늘 간단하다고 믿는다. “간소화에서 내려받으면 끝.”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. 간소화는 ‘자동’이 아니라 ..